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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journalism/지역신문

#7. 경쟁과 지역신문

뉴스, 뉴스 같은 것, 뉴스 같지도 않은 것, 뉴스가 되면 안 되는 것들이 넘칩니다. 그럴수록 신문, 특히 지역신문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잘 버틸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만. 신문은 뉴스를 더 천천히 생산해야 합니다. 속도가 아니라 호흡입니다. 더 성의 있어야 하고 더 정확해야 합니다. 더 배려해야 하고 더 친절해야 하며 더 개성 있어야 합니다. 기만과 가짜, 허위가 만연할수록 지켜야 할 가치입니다. 소비자가 이 가치를 알아챌 때 지역신문에 가능성이 생깁니다. 그 가치를 증명해내는 게 지역신문 과제입니다.

 

 

"우리끼리 경쟁할까?" @영화 <덤 앤 더머>

 

지역신문 경쟁자는 다른 지역신문이 아닙니다. 다른 지역신문보다 못하다고 좌절하거나 더 낫다고 자만하거나 어리석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가능하다면 감히 지역 연고 야구 구단을 경쟁 대상으로 삼는 게 낫습니다. 그러니까 경남도민일보 경쟁자는 NC 다이노스입니다. 야구 경기는 TV, 온라인, 모바일에서 실시간으로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경기 내용을 세심하게 짚는 해설도 들을 수 있습니다. 멋있는 장면은 여러 차례 반복해서 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무료입니다. 그래도 수많은 장점을 포기하고 야구장을 찾는 팬이 있습니다. 만만찮은 표값을 기꺼이 부담합니다. 아예 한 시즌 표를 사는 분도 주변에서 꽤 봤습니다. 좋은 자리는 100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뉴스를 비롯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편하게, 무료로 접할 수 있는 수단은 차고 넘칩니다. 그래서 불편하게 비용을 부담하면서 신문을 볼 이유를 찾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생산자조차 이런 환경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만만찮은 비용을 내고 기꺼이 불편함을 감수하며 야구장을 가는 것은 타당하고, 애써 신문을 구독하는 것은 부당합니까? 지역신문이 고민할 지점은 소비자가 불편해도 기꺼이 비용을 지급하는 이유를 만드는 데 있습니다. 생각해봅시다. 신문이 한 달 동안 생산하는 가치가 야구 한두 경기보다 못한 게 정상입니까? 지금 소비자는 훨씬 못하다고 판단하며, 그게 아니라고 증명할 쪽은 생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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