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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journalism/지역신문

#8. 매력과 지역신문

<세 가지 색(블루·화이트·레드)> 연작을 본 게 20여 년 전입니다. 내용은 가물가물합니다. 어떤 장면은 <블루>에서 봤는지 <레드>에서 봤는지 헷갈립니다. 그래도 그때 받은 매력적인 인상은 여전합니다. 영화 포스터와 주인공은 지금 봐도 세련됐습니다.

 

지역신문이 사는 길이 어느 쪽이든 출발 지점은 같습니다. 매력적인 매체가 돼야 합니다. 애정이나 신뢰는 구걸로 얻는 게 아닙니다. 앞서 경쟁 상대로 NC 다이노스를 지목했습니다. NC 다이노스 역시 창원시민에게 연고지를 내세우기에 앞서 매력적인 팀이 되는 게 과제일 것입니다. 성적, 팬서비스, 시설, 경기 성향, 스타 등이 매력을 구성하는 조건입니다.

 

매력 없는 신문 현실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통계를 보면 뉴스 소비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 포털 영향이 가장 크겠습니다만 - 하루 중 상당 시간을 들여 뉴스와 접촉합니다. 문제는 뉴스 소비 증가와 신문 구독 증가는 별개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반비례하는 흐름입니다. 신문 시장을 비관, 아니 절망 수준으로 보는 근거입니다. 신문은 가장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매체입니다. 소비자는 대가 없이 그런 불편을 감수할 이유가 없습니다. 정보 소비 장치로 스마트 기기가 신문을 밀어내는 것은 당연합니다. 

 

 

매력입니다. @영화 세 가지 색 시리즈 <블루>, <화이트>, <레드>

 

이 지점에서 생산자는 쉽게 함정에 빠집니다. 흔히 떠올리는 이유를 들어 신문이 매력 없는 책임을 미루곤 합니다.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매체라고 했습니다만, 소비자가 외면하는 이유가 그뿐이겠습니까. 매력 있다면 더 불편하고 더 거추장스러워도 흔쾌하게 비용을 낼 수 있습니다. 앞서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있어도 기어이 비용을 부담하고 야구장을 찾는 팬 이야기를 했습니다. 눈 앞에서 직접 응원해야 선수들이 힘을 내니 자신을 희생하는 겁니까? 당연히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신문이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게 뭐겠습니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최소한 대화 중에 인터넷이나 카톡으로 봤다는 사람보다 신문에서 읽었다는 사람이 더 멋있고 신뢰받아야 한다. 우리가 제공해야 할 가장 중요한 서비스 아닌가?"

 

한 발 더 들어가겠습니다. 소비자는 당연히 콘텐츠만 소비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매체가 수집하는 정보가 소비자보다 우위에 있는 시대가 아닙니다. 독자는 자신이 미리 접한 방대한 정보를 생산자가 어떤 태도와 시각으로 정리하는지도 확인하려 합니다. 생산자 역시 매력적이어야 합니다. 콘텐츠 평가는 생산자가 예측하지 못한 방향에서 끊임없이 입체적으로 이뤄집니다. 한 줄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매력적인 생산자가 만든 매력적인 콘텐츠를 선택하는 매력적인 소비자."

 

이 흐름을 반복하면서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성과를 공유해야 합니다. 신문, 특히 지역신문 존재 의미를 찾는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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