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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journalism/지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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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 뉴미디어가 만드는 선거보도 전형 2020년 4월 10일 유튜브 경남도민일보 채널에 ‘부동층을 위한 투표 안내서’ 마지막 영상이 떴다. 2개월 남짓 진행한 21대 국회의원 선거 기획이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다. 편집국에는 뉴미디어부원 3명뿐이었다. 마음껏 환호하고 서로 격려했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빈틈없는 협업이 빚은 결과물에 잠깐 취했나 보다. 꽤 오랜만에 느낀 기분이다. 퇴근하고 나서 함께 작업한 손유진·최환석 기자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수많은 요청을 끝까지 빠짐없이 완벽하게 소화해 내 고맙습니다. 각자도 훌륭했고 팀워크도 더 바랄 게 없습니다. 무엇보다 지역언론 뉴미디어가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실현하며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이 좋았습니다.” 선거 기획 고민을 제안한 첫 회의 날짜가 1월 21일이다. 첫 기획인 ‘총선 예..
재난이 된 한국 언론, 미래는 있는가 2020년 5월 8일 경남도민일보 창간 21주년 기획 코로나19 전후의 경남 (3) 기회를 걷어찬 언론의 미래 2020년 2월 21일 경남지역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다. 합천군에 사는 확진자는 대구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21일 오전 10시 30분 첫 브리핑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가 4명이라고 밝힌다. 행정과 함께 경남지역 언론도 코로나19 대응 체제로 들어간다. 추가 확진자와 동선 정보를 비롯한 코로나19 관련 뉴스는 노출하기 무섭게 소비됐다. 첫 확진자가 발생한 2월 21일부터 5월 6일까지 경남도민일보 기사 조회 수 상위 100위 가운데 87건이 코로나19 관련 보도다. 누적 조회 수도 다른 분류 기사를 압도한다. 코로나19는 어느 때보다 뉴스 소비자 눈길을 기성..
에필로그 영화 에서 주인공은 입양한 아들과 동네야구를 보러 갑니다. 야구를 처음 본다는 아이에게 아빠는 야구가 좋은 점을 설명합니다. "야구가 좋은 이유가 뭔지 아니? 열 개 중에 세 개만 쳐도 스타가 된다는 거야. 그것보다 조금만 더 잘 치면 슈퍼스타지." 이 대사를 접하고 삶이 한결 풍요로워졌습니다. 블로그 제목인 '3할이면 훌륭하다'는 말도 여기서 나왔습니다. 열 번 시도해서 세 번, 괜찮지 않습니까? 3할이 위대한 이유는 열 번 이 악물고 덤벼도 세 번 쳐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일곱 번에 걸친 의미 있는 실패가 쌓여야 가까스로 세 번을 칠 수 있습니다. 그저 방망이만 열 번 휘두른다고 공이 세 번 걸리는 일은 없습니다. 잘 맞은 공이 수비수 정면으로 가서 잡히기도 하고, 빗맞은 공이 어중간한 곳에 떨어..
#10. 저널리즘과 지역신문 지역신문 존재 이유를 묻는다면 세 가지로 답합니다. △지역 권력 견제 △지역 정보 공유 △지역 커뮤니티 형성. 이전에 몰랐고, 앞으로 바뀔지 모르겠지만 지금 답은 이렇습니다. 돌고 돌아 다시 정리하면 '주체적인 시민과 함께 어깨 걸고 걷는 동반자'이고 싶습니다. 미디어 학자인 이선 주커먼(Ethan Zuckerman)은 이렇게 명료하게 정리했습니다. "언론이 시민에게 스스로 변화를 만든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면, 그들은 수년간 느끼지 못한 힘과 애정을 얻을 것이다." 다시 저널리즘을 생각합니다. 한때 부조리를 먼저 들추고 선언·확정하며 선동하는 게 저널리즘이 추구해야 할 가치이자 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은 좀 다릅니다. 가짜 뉴스 덕에 더 깊게 고민하게 됐습니다. 앞서 가짜 뉴스를 이렇게 정의했..
#9. 수익과 지역신문 매체 생산자 처지에서 언급하는 위기는 아직 저널리즘보다 수익에 쏠리는 듯합니다. 부끄럽지만 현실입니다. 당장 지역신문만 봐도 광고·사업 매출이 해마다 완만한 오름세를 유지한다면 지금처럼 위기를 인식하지 않을 것입니다. 먹고사는 문제에 큰 지장이 없다면 일상적으로 본질을 고민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면에서 매체가 겪는 위기는 저널리즘을 회복하는 기회일 수 있습니다. 모두 얻는 법은 없듯, 모두 잃으라는 법도 없습니다. 전통적으로 매체는 소비자 규모를 앞세운 광고 유치와 광고 단가 키우기를 수익 모델로 삼았습니다. 신문을 공짜로 뿌리더라도 구독자 수를 확보하는 게 먼저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광고주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요구합니다. 가늠하기 어려운 매체 영향력을 근거로 내세워 거래 대상을 회유·압박합니다. 언론사..
#8. 매력과 지역신문 연작을 본 게 20여 년 전입니다. 내용은 가물가물합니다. 어떤 장면은 에서 봤는지 에서 봤는지 헷갈립니다. 그래도 그때 받은 매력적인 인상은 여전합니다. 영화 포스터와 주인공은 지금 봐도 세련됐습니다. 지역신문이 사는 길이 어느 쪽이든 출발 지점은 같습니다. 매력적인 매체가 돼야 합니다. 애정이나 신뢰는 구걸로 얻는 게 아닙니다. 앞서 경쟁 상대로 NC 다이노스를 지목했습니다. NC 다이노스 역시 창원시민에게 연고지를 내세우기에 앞서 매력적인 팀이 되는 게 과제일 것입니다. 성적, 팬서비스, 시설, 경기 성향, 스타 등이 매력을 구성하는 조건입니다. 매력 없는 신문 현실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통계를 보면 뉴스 소비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 포털 영향..
#7. 경쟁과 지역신문 뉴스, 뉴스 같은 것, 뉴스 같지도 않은 것, 뉴스가 되면 안 되는 것들이 넘칩니다. 그럴수록 신문, 특히 지역신문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잘 버틸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만. 신문은 뉴스를 더 천천히 생산해야 합니다. 속도가 아니라 호흡입니다. 더 성의 있어야 하고 더 정확해야 합니다. 더 배려해야 하고 더 친절해야 하며 더 개성 있어야 합니다. 기만과 가짜, 허위가 만연할수록 지켜야 할 가치입니다. 소비자가 이 가치를 알아챌 때 지역신문에 가능성이 생깁니다. 그 가치를 증명해내는 게 지역신문 과제입니다. 지역신문 경쟁자는 다른 지역신문이 아닙니다. 다른 지역신문보다 못하다고 좌절하거나 더 낫다고 자만하거나 어리석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가능하다면 감히 지역 연고 야구 구단..
#6. SNS와 지역신문 소셜미디어가 지역신문 부진을 돌파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써 믿음을 주던 시기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소셜미디어만 내세워 호기를 부릴 때는 지난 듯합니다. 소셜미디어 활용은 지역신문이 갖춰야 할 소양이 됐습니다. 도전에서 노동 영역으로 넘어온 셈인데 창의력을 자극할 요소가 그만큼 줄었습니다. '기회', '독자 친밀', '생존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한데 말입니다. SNS 활용은 지역신문이 놓지 말아야 할 과제입니다. 따로 고민할 일이고 여기서는 소셜미디어를 다루는 태도를 언급하고자 합니다. 먼저 기자가 소셜 미디어를 쓰면서 사적·공적 영역을 어느 지점에서 가를 수 있는가 하는 고민입니다. 실제 언론사 소속 구성원이 많이 갈등하는 내용입니다. 어떻습니까? 소속을 밝혔다면 당연히 공적으로 소비될 ..
#5. 관성과 지역신문 매체 환경이 변하고 소비자가 변했습니다. 당연히 생산자가 그 변화를 따라가야 합니다. 그런 시도가 없던 것은 아니나 신문은 체질적으로 보수적인 매체입니다. 가장 일방적인 매체이기도 합니다. 100년 전 신문이나 오늘 신문이나 기본 구조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어떻게든 변해야 한다면 그 시도를 가로막는 벽이 뭘까 생각했습니다. 먼저 특정 부서가 특정 지면을 책임지는 구조를 지목합니다. 는 주 5일 20면을 제작합니다. 편집국장을 비롯해 △자치행정부 △시민사회부 △문화체육부 △경제부 △논설여론부가 각자 맡은 지면이 있어 기사를 출고합니다. 이 기사를 모아 편집부가 지면을 제작합니다. 규모나 부서 이름이 다를지언정 대부분 신문 제작 구조는 이 방식을 따릅니다. 이런 구조가 만들어진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매..
#4. 기자와 지역신문 매체가 지닌 힘은 기자(記者)입니다. 과장할 것도 깎아내릴 것도 없습니다. 기자는 매체가 마주한 한계를 넘을 가능성이면서 매체 가능성을 가로막는 한계이기도 합니다. 결국, 기자가 바뀌지 않는 매체에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대로 가면 신문은 끝이라는 경고는 시장 구조보다 기자를 향한 것이기도 합니다. 신문 시장이 죽었다는 말은 냉정하게 신문 기자가 죽었다는 말입니다. 앞서 '존중받던 과거에 배인 돼먹지 못한 습관은 무시당하는 오늘까지 남아 혐오 대상이 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오만하고 건방지다는 말입니다. 태도까지 문제 삼지는 않겠습니다. 이를테면 기사 첫머리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거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같은 단정은 얼마나 무모합니까? 저널리스트를 존중합니다. 늘 그 이름으로 ..
#3. 가짜뉴스와 지역신문 영화 주인공인 프랭크(알 파치노)는 퇴역 중령입니다. 한때 잘 나갔으나 시력을 잃으면서 신경질적이고 막무가내인 고집불통 노인입니다. 언뜻 신문과 인상이 겹칩니다. 프랭크가 탱고도 잘 추고 페라리도 모는 것처럼 매체로서 신문이 지닌 장점이 있습니다. 먼저 정보 시인성이 높습니다. 한정된 지면 안에서 정보를 최대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훈련받은 기자들이 공을 들여 제작합니다. 제대로 편집을 거친 정보는 활용도가 아주 높습니다. 물론 지면은 방대한 정보를 담기에는 한계가 분명한 틀입니다. 하지만, 이 한계에서 오히려 가능성을 보기도 합니다. 잠깐 가짜 뉴스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일부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해 특정 소비층이 듣고 싶은 내용만 공급하여 자기가 원하는 메시지를 강제한다." 가짜 뉴스를 ..
#2. 라디오와 지역신문 1979년 영국 그룹 버글스는(The Buggles)는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다(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고 노래했습니다. 모르기는 해도 TV 대중화는 라디오에 한 발이라도 걸친 모든 산업에 큰 위기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TV가 라디오 스타가 아닌 라디오 자체를 죽인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라디오는 건재합니다. TV 시대를 넘어 뉴미디어 등장으로 TV 위상이 추락한 지금도 라디오는 자기 지분이 있습니다. 라디오 스타는 죽었는지 몰라도 라디오는 잘 살아남았습니다. 오히려 특정할 수 없는 어떤 미래 시점까지 가장 오래 남을 매체가 라디오 아닐까 싶습니다. 라디오를 이미 망한 매체로 지목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영상에 취한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것이라는 예상은 그렇게 어렵지..
#1. 신문과 지역신문 미디어 시장에서 신문 생존 가능성을 감히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전문가 대부분은 비관하는 편인데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지역신문 생존 가능성을 묻는다면 비교적 낙관하는 편입니다. 그러니까 신문과 지역신문을 다르게 봅니다. 지역신문 생존 가능성에는 다음 세 가지 조건을 붙입니다. 1) 서울 식민이 아닌 지역 주민 2) 그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살뜰하게 챙기는 지역신문 3) 그런 지역신문을 지지하는 독자 그런 주민이 있느냐? 그런 지역신문이 있느냐? 그런 독자가 있느냐? 모르겠습니다. 지역신문 생존 가능성을 결과물 집합체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주민 - 지역신문 - 독자 세 가지 조건이 전제돼야 '지역신문 생존'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닙니다. 주민을 만들고 지역신문을 만들고 독자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생존 ..
프롤로그 누구나 서슴없이 신문은 끝이라고 선언합니다. 특히 지역신문은 시장에서 아주 쉽게 손꼽는 퇴출 대상입니다. 현실적으로 더 버티기 어렵다는 진단은 유별나지도 않습니다. 그저 대세에 순응하며 호흡기만 물고 버텨야 할까요? 우호적이지만 측은함이 가득 담긴 눈길을 받기도 지칩니다. 살 길을 모색해야 한다면 고민 주체는 소비자도 전문가도 아닌 생산자여야 마땅합니다. 지역신문이 존재할 가치가 있을까요? 이 바닥에서 일하는 처지인 만큼 일단 "네"라고 답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지역신문이 소비자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방법, 시장에서 의미 있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자 합니다. 당연히 무슨 답을 쥐고 있지 않습니다. 찾는 답이 태평양 어디쯤 섬에 있다면 이제 바다에 고무보트 하나 띄운 정도입니다. 그나마 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