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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journ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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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과 뉴미디어 - 에필로그 지난 글 모음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 프롤로그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1) 디지털 시대 그리고 콘텐츠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2) 외면받는 것에 담긴 가치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3) 경남도민일보 뉴미디어부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4) 기획과 업무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5) 분업과 협업 그리고 결핍 '보글보글(Bubble Bobble)'은 참 기특한 게임입니다. 방울을 쏴서 괴물을 가둬 터뜨리는 공격 방식, 사탕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무기,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 2인 동시 플레이, 100개나 되는 스테이지, 퍼즐, 숨겨진 방, 보너스를 모으는 과정 그리고 중독성 강한 배경 음악까지 들여다볼수록 경이롭습니다. 이 모든 요소를 고작 185KB(킬로바이트) 용량에 담았습니다. 무려 1986년에 제작한 게임입니다. 18..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5) 분업과 협업 그리고 결핍 지난 글 모음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 프롤로그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1) 디지털 시대 그리고 콘텐츠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2) 외면받는 것에 담긴 가치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3) 경남도민일보 뉴미디어부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4) 기획과 업무 사회부 기자가 기자회견을 취재하고 사진기자가 현장을 찍습니다. 협업입니까, 분업입니까? 취재기자가 출고한 기사로 편집기자가 신문을 제작합니다. 협업입니까, 분업입니까? 행사에서 취재기자가 찍은 영상을 뉴미디어부 기자가 편집해 출고한 기사에 붙입니다. 협업입니까, 분업입니까? 2002년 입사하고 첫 취재를 나갈 때 받은 지시가 있습니다. "사진 챙겨라. 기자는 글만 쓰는 게 아니라 사진도 찍어야 된다." 그래서 받은 게 16메가(기가 아닙니다) 저장장치를 넣은 300만..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4) 기획과 업무 지난 글 모음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 프롤로그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1) 디지털 시대 그리고 콘텐츠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2) 외면받는 것에 담긴 가치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3) 경남도민일보 뉴미디어부 경남도민일보 뉴미디어부가 정기적으로 생산하는 콘텐츠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래도 잊지 마십시오. 뉴미디어부가 뭘 하든 현재 주요 업무는 경남도민일보 홈페이지와 SNS 관리입니다. 전체 업무 시간의 40~60%에 해당하는 일입니다. 신문을 제작하는 편집국 업무는 크게 '없는 것을 만드는 일'(취재)과 '만든 것을 가공하는 일'(편집)로 나눌 수 있는데 뉴미디어부 업무는 양쪽 모두 해당합니다. 보람도 있고 그만큼 스트레스도 비례합니다. 뉴미디어부 주요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1) 지역 친근 시사방송 '오디오 맥도..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3) 경남도민일보 뉴미디어부 지난 글 모음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 프롤로그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1) 디지털 시대 그리고 콘텐츠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2) 외면받는 것에 담긴 가치 경남도민일보 뉴미디어부 인원은 3명입니다. 지금 구성원은 2020년 1월부터 유지하고 있습니다. 뉴미디어부 주요 업무는 홈페이지(idomin.com)와 SNS 관리입니다. 온라인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경남도민일보를 접했다면 모두 뉴미디어부 작업을 거쳤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더라도 이 작업은 신문 제작 업무 연장선입니다. 당연히 새로운(new) 게 아닙니다. 2019년부터 '뉴미디어'를 깔고 시도한 각종 작업을 따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딱히 내세울 만한 성과가 없습니다. 성과 말고 과정에 애써 의미를 부여하자면 할 말이 없지는 않으나 그 정도 서사야 다른 ..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2) 외면받는 것에 담긴 가치 지난 글 모음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 프롤로그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1) 디지털 시대 그리고 콘텐츠 이제 지역신문 이야기입니다. 지역과 신문, 디지털 시대에 가장 외면받는 조합 아닙니까? 지금은 정보를 넘어 원하는 제품조차 외국 마켓에서 직접 구입하는 세상입니다. 지역은 나와 가장 밀접한 세계가 아닙니다. 오히려 가까이 있기에 가장 하찮은 세계처럼 보이기 십상입니다. 심지어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 취급도 받습니다. 사람도 기업도 지역을 떠납니다. 지역과 지역신문이 겪는 위기 지역이 기반인 지역신문이 무슨 통뼈일 리 없습니다. 지역 현실과 지역신문 현실은 따로 놀지 않습니다. 앞서 디지털 시대 콘텐츠 생산과 소비 특징을 언급했습니다. 지역신문이 고전하는 이유는 쉽게 드러납니다. 지역신문은 정보를 독점하지도..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1) 디지털 시대 그리고 콘텐츠 지난 글 모음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 프롤로그 신문 처지에서 디지털 시대 시작은 언제일까요? 생산 과정이 디지털 기기로 바뀌는 시기라면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 정도로 어림잡습니다. 뉴스 소비 도구가 디지털 기기로 바뀌는 시점이라면 1990년대 중반에서 모바일 기기가 대중화되는 시기 사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서 디지털 의미를 도구로 제한하는 것은 너무 협소합니다. 디지털 시대 디지털 시대 이전까지 정보 흐름과 전달 과정은 일방적이었습니다. 정보를 독점하는 주체, 이를 모아서 확산하는 주체가 있습니다. 이들이 골라낸 정보를 소비자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신기 - 전파 - 라디오 - TV - 인터넷 등 정보 생산·소비 수단이 더욱 빠르고 정교해지는 과정에서도 일방성..
지역신문과 뉴미디어 - 프롤로그 2019년 1월부터 경남도민일보 뉴미디어부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마주친 고민, 이를 풀어내는 과정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큰 흐름 앞에 무력한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 유쾌하지는 않습니다. 그나마 성과를 강요하지 않고 과정에 관대한 조직, 낯선 일 앞에 머뭇거리지 않는 동료가 있어 부족한 깜냥을 잠시 잊곤 합니다.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2020년 경남도민일보 내부 게시판에 공유한 글을 다듬어 정리합니다. 디지털 시대를 먼저 이야기하겠습다만 디지털을 잠시 잊겠습니다. 온 세상이 디지털 아닙니까. 눈에 보이는 기기부터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까지 현대인은 디지털 망에 갇혔습니다. 이미 디지털 밖에서 디지털을 볼 수 없는 처지입니다. 이제 디지털은 객체로서 사유하기 어려운 대상이 됐습니다. 그러니 잠시 잊..
지역신문 뉴미디어가 만드는 선거보도 전형 2020년 4월 10일 유튜브 경남도민일보 채널에 ‘부동층을 위한 투표 안내서’ 마지막 영상이 떴다. 2개월 남짓 진행한 21대 국회의원 선거 기획이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다. 편집국에는 뉴미디어부원 3명뿐이었다. 마음껏 환호하고 서로 격려했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빈틈없는 협업이 빚은 결과물에 잠깐 취했나 보다. 꽤 오랜만에 느낀 기분이다. 퇴근하고 나서 함께 작업한 손유진·최환석 기자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수많은 요청을 끝까지 빠짐없이 완벽하게 소화해 내 고맙습니다. 각자도 훌륭했고 팀워크도 더 바랄 게 없습니다. 무엇보다 지역언론 뉴미디어가 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실현하며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이 좋았습니다.” 선거 기획 고민을 제안한 첫 회의 날짜가 1월 21일이다. 첫 기획인 ‘총선 예..
재난이 된 한국 언론, 미래는 있는가 2020년 5월 8일 경남도민일보 창간 21주년 기획 코로나19 전후의 경남 (3) 기회를 걷어찬 언론의 미래 2020년 2월 21일 경남지역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다. 합천군에 사는 확진자는 대구에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21일 오전 10시 30분 첫 브리핑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가 4명이라고 밝힌다. 행정과 함께 경남지역 언론도 코로나19 대응 체제로 들어간다. 추가 확진자와 동선 정보를 비롯한 코로나19 관련 뉴스는 노출하기 무섭게 소비됐다. 첫 확진자가 발생한 2월 21일부터 5월 6일까지 경남도민일보 기사 조회 수 상위 100위 가운데 87건이 코로나19 관련 보도다. 누적 조회 수도 다른 분류 기사를 압도한다. 코로나19는 어느 때보다 뉴스 소비자 눈길을 기성..
유럽 저널리즘 보고서(5) - 가짜 뉴스와 연대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받은 세련된 인상은 자동차 때문일 듯합니다. 프랑스·독일·영국은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을 보유한 국가입니다. 하지만, 정작 파리와 베를린, 런던 도로를 메운 대부분 차는 작고 외관이 초라합니다. 반면 브뤼셀 거리에서는 훨씬 크고 깔끔한 유명 고급차와 쉽게 마주칩니다.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서유럽연합(WEU)·세계관세기구(WCO) 등 국제기구가 몰려 있는 이곳은 유럽연합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심장입니다. 높은 소득 수준은 도로에서도 드러납니다. 국제기자연맹(IFJ)도 이곳에 있습니다. 가짜 뉴스 규제? 가짜 뉴스(fake news)는 거짓으로만 채운 뉴스가 아닙니다. 아주 작은 사실을 걸친 뉴스입니다. 하찮은 사실이 거대한 왜곡으로 이어지면서 가짜 뉴스 부작용은 ..
유럽 저널리즘 보고서(4) - Two source rule 유럽 미디어와 저널리스트가 성취하는 저널리즘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습니다. 물론 그들도 저널리즘 위기를 인식하며 '우리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를 이야기하고 유튜브와 구글을 두려워하면서 저널리스트로서 사명감과 현실 사이 괴리감을 토로했습니다. 영국 런던에서 첫 일정은 BBC입니다. 수많은 인원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각자 업무를 유기적으로 진행하는 거대한 뉴스룸은 규모부터 압도적이었습니다. SF영화에서나 보던 거대한 함정 속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압도당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거나 허세일 것입니다. 다행히 BBC 저널리스트인 칼(Carl Joseph) 씨가 무거운 현실 영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고민을 던졌습니다. "요즘은 BBC에 들어와도 현장에 나가는 특별한 경험이 잘 제공되지 않는다. 젊은 구성..
유럽 저널리즘 보고서(3) - 다양성 보장과 획일성 차단 가이드는 베를린이 독일과 다르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베를린에서는 독일 내 다른 도시와 사람들에게서 엿보이는 보편적 특성을 좀처럼 마주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다양한 문화가 뒤섞인 젊고 활기찬 곳이라는 설명도 이어졌습니다. 개념을 잘 모르지만 많은 사람이 하는 말을 빌리면 힙(hip)한 곳입니다. 물론 하루도 채 머무르지 못한 처지에서 느낄 영역은 아니겠습니다. 프랑스와 독일 신문, 특히 지역신문은 같은 매체 사이에서 모범 사례로 종종 언급됩니다. 카페에 앉아 신문을 읽는 유럽인을 상상하면서 이들 일상에서 신문은 뭘까, 어떤 영감을 얻을 수 있을까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신문을 읽는 사람과 마주치는 일은 없었습니다. 머물렀던 호텔 로비나 편의점에 있는 신문은 처음 놓인 그 자리에서 좀처럼..
유럽 저널리즘 보고서(2) - 노란 조끼 운동 프랑스 노동조합 가입률은 6% 정도입니다. 도미니크(Dominique Pradalie) 프랑스 기자 노조(SNJ) 대외협력담당 부위원장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자 노조 가입률(약 10%)을 언급하면서 밝힌 수치입니다. 물론 이 수치를 우리가 프랑스보다 노조 활동이 활발하다는 근거로 삼으면 매우 곤란합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한 사회가 지닌 역량을 입체적 분석 없이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합니다. 고작 며칠 동안 그 함정에 자주 빠졌습니다. 프랑스는 산별협약이 단체협약효력확장·확대제도를 거쳐 대부분 노동자가 협약을 적용받는 구조입니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아도 높은 수준으로 단체협약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원래 노조 조직률은 낮지만 협약 적용률은 높은 사회입니다. 도미니크 씨가 주목하는 것은 위축되는 노조 활동 ..
유럽 저널리즘 보고서(1) - 시라크 관을 덮은 천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오정훈)이 꾸린 해외현장조사사업단에 참여했습니다. 9월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프랑스-독일-영국-벨기에를 거치는 일정이었습니다. 각 나라 노동조합과 정부 기관 등을 방문해 △제작환경 △고용구조 △미디어 정책 현황 등을 확인했습니다. 앞선 체계를 학습하면서 체감하는 기회였습니다. 상대적으로 신문 시장 사정이 낫다는 유럽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겠다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저는 지역신문 지분으로 참여한 만큼 이 보고서를 지역신문 시선으로 서사하겠습니다. 성과를 따진다면 자신하기 어렵습니다. 짧은 기간 빠듯한 일정에서 살뜰하게 소득을 뽑아내기에는 소양과 역량이 부족한 탓입니다. 그저 편견 없이 주섬주섬 모은 조각 하나가 어떤 그림을 완성하는데 보탬이 되는 행운이 있기를 바랍니다. 9월 ..
에필로그 영화 에서 주인공은 입양한 아들과 동네야구를 보러 갑니다. 야구를 처음 본다는 아이에게 아빠는 야구가 좋은 점을 설명합니다. "야구가 좋은 이유가 뭔지 아니? 열 개 중에 세 개만 쳐도 스타가 된다는 거야. 그것보다 조금만 더 잘 치면 슈퍼스타지." 이 대사를 접하고 삶이 한결 풍요로워졌습니다. 블로그 제목인 '3할이면 훌륭하다'는 말도 여기서 나왔습니다. 열 번 시도해서 세 번, 괜찮지 않습니까? 3할이 위대한 이유는 열 번 이 악물고 덤벼도 세 번 쳐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일곱 번에 걸친 의미 있는 실패가 쌓여야 가까스로 세 번을 칠 수 있습니다. 그저 방망이만 열 번 휘두른다고 공이 세 번 걸리는 일은 없습니다. 잘 맞은 공이 수비수 정면으로 가서 잡히기도 하고, 빗맞은 공이 어중간한 곳에 떨어..
#10. 저널리즘과 지역신문 지역신문 존재 이유를 묻는다면 세 가지로 답합니다. △지역 권력 견제 △지역 정보 공유 △지역 커뮤니티 형성. 이전에 몰랐고, 앞으로 바뀔지 모르겠지만 지금 답은 이렇습니다. 돌고 돌아 다시 정리하면 '주체적인 시민과 함께 어깨 걸고 걷는 동반자'이고 싶습니다. 미디어 학자인 이선 주커먼(Ethan Zuckerman)은 이렇게 명료하게 정리했습니다. "언론이 시민에게 스스로 변화를 만든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면, 그들은 수년간 느끼지 못한 힘과 애정을 얻을 것이다." 다시 저널리즘을 생각합니다. 한때 부조리를 먼저 들추고 선언·확정하며 선동하는 게 저널리즘이 추구해야 할 가치이자 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은 좀 다릅니다. 가짜 뉴스 덕에 더 깊게 고민하게 됐습니다. 앞서 가짜 뉴스를 이렇게 정의했..
#9. 수익과 지역신문 매체 생산자 처지에서 언급하는 위기는 아직 저널리즘보다 수익에 쏠리는 듯합니다. 부끄럽지만 현실입니다. 당장 지역신문만 봐도 광고·사업 매출이 해마다 완만한 오름세를 유지한다면 지금처럼 위기를 인식하지 않을 것입니다. 먹고사는 문제에 큰 지장이 없다면 일상적으로 본질을 고민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면에서 매체가 겪는 위기는 저널리즘을 회복하는 기회일 수 있습니다. 모두 얻는 법은 없듯, 모두 잃으라는 법도 없습니다. 전통적으로 매체는 소비자 규모를 앞세운 광고 유치와 광고 단가 키우기를 수익 모델로 삼았습니다. 신문을 공짜로 뿌리더라도 구독자 수를 확보하는 게 먼저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광고주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요구합니다. 가늠하기 어려운 매체 영향력을 근거로 내세워 거래 대상을 회유·압박합니다. 언론사..
#8. 매력과 지역신문 연작을 본 게 20여 년 전입니다. 내용은 가물가물합니다. 어떤 장면은 에서 봤는지 에서 봤는지 헷갈립니다. 그래도 그때 받은 매력적인 인상은 여전합니다. 영화 포스터와 주인공은 지금 봐도 세련됐습니다. 지역신문이 사는 길이 어느 쪽이든 출발 지점은 같습니다. 매력적인 매체가 돼야 합니다. 애정이나 신뢰는 구걸로 얻는 게 아닙니다. 앞서 경쟁 상대로 NC 다이노스를 지목했습니다. NC 다이노스 역시 창원시민에게 연고지를 내세우기에 앞서 매력적인 팀이 되는 게 과제일 것입니다. 성적, 팬서비스, 시설, 경기 성향, 스타 등이 매력을 구성하는 조건입니다. 매력 없는 신문 현실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통계를 보면 뉴스 소비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소비자는 어떤 방식으로든 - 포털 영향..
#7. 경쟁과 지역신문 뉴스, 뉴스 같은 것, 뉴스 같지도 않은 것, 뉴스가 되면 안 되는 것들이 넘칩니다. 그럴수록 신문, 특히 지역신문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잘 버틸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입니다만. 신문은 뉴스를 더 천천히 생산해야 합니다. 속도가 아니라 호흡입니다. 더 성의 있어야 하고 더 정확해야 합니다. 더 배려해야 하고 더 친절해야 하며 더 개성 있어야 합니다. 기만과 가짜, 허위가 만연할수록 지켜야 할 가치입니다. 소비자가 이 가치를 알아챌 때 지역신문에 가능성이 생깁니다. 그 가치를 증명해내는 게 지역신문 과제입니다. 지역신문 경쟁자는 다른 지역신문이 아닙니다. 다른 지역신문보다 못하다고 좌절하거나 더 낫다고 자만하거나 어리석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가능하다면 감히 지역 연고 야구 구단..
#6. SNS와 지역신문 소셜미디어가 지역신문 부진을 돌파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로써 믿음을 주던 시기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소셜미디어만 내세워 호기를 부릴 때는 지난 듯합니다. 소셜미디어 활용은 지역신문이 갖춰야 할 소양이 됐습니다. 도전에서 노동 영역으로 넘어온 셈인데 창의력을 자극할 요소가 그만큼 줄었습니다. '기회', '독자 친밀', '생존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한데 말입니다. SNS 활용은 지역신문이 놓지 말아야 할 과제입니다. 따로 고민할 일이고 여기서는 소셜미디어를 다루는 태도를 언급하고자 합니다. 먼저 기자가 소셜 미디어를 쓰면서 사적·공적 영역을 어느 지점에서 가를 수 있는가 하는 고민입니다. 실제 언론사 소속 구성원이 많이 갈등하는 내용입니다. 어떻습니까? 소속을 밝혔다면 당연히 공적으로 소비될 ..
#5. 관성과 지역신문 매체 환경이 변하고 소비자가 변했습니다. 당연히 생산자가 그 변화를 따라가야 합니다. 그런 시도가 없던 것은 아니나 신문은 체질적으로 보수적인 매체입니다. 가장 일방적인 매체이기도 합니다. 100년 전 신문이나 오늘 신문이나 기본 구조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어떻게든 변해야 한다면 그 시도를 가로막는 벽이 뭘까 생각했습니다. 먼저 특정 부서가 특정 지면을 책임지는 구조를 지목합니다. 는 주 5일 20면을 제작합니다. 편집국장을 비롯해 △자치행정부 △시민사회부 △문화체육부 △경제부 △논설여론부가 각자 맡은 지면이 있어 기사를 출고합니다. 이 기사를 모아 편집부가 지면을 제작합니다. 규모나 부서 이름이 다를지언정 대부분 신문 제작 구조는 이 방식을 따릅니다. 이런 구조가 만들어진 이유는 분명히 있습니다. 매..
#4. 기자와 지역신문 매체가 지닌 힘은 기자(記者)입니다. 과장할 것도 깎아내릴 것도 없습니다. 기자는 매체가 마주한 한계를 넘을 가능성이면서 매체 가능성을 가로막는 한계이기도 합니다. 결국, 기자가 바뀌지 않는 매체에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대로 가면 신문은 끝이라는 경고는 시장 구조보다 기자를 향한 것이기도 합니다. 신문 시장이 죽었다는 말은 냉정하게 신문 기자가 죽었다는 말입니다. 앞서 '존중받던 과거에 배인 돼먹지 못한 습관은 무시당하는 오늘까지 남아 혐오 대상이 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한마디로 오만하고 건방지다는 말입니다. 태도까지 문제 삼지는 않겠습니다. 이를테면 기사 첫머리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거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같은 단정은 얼마나 무모합니까? 저널리스트를 존중합니다. 늘 그 이름으로 ..
#3. 가짜뉴스와 지역신문 영화 주인공인 프랭크(알 파치노)는 퇴역 중령입니다. 한때 잘 나갔으나 시력을 잃으면서 신경질적이고 막무가내인 고집불통 노인입니다. 언뜻 신문과 인상이 겹칩니다. 프랭크가 탱고도 잘 추고 페라리도 모는 것처럼 매체로서 신문이 지닌 장점이 있습니다. 먼저 정보 시인성이 높습니다. 한정된 지면 안에서 정보를 최대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훈련받은 기자들이 공을 들여 제작합니다. 제대로 편집을 거친 정보는 활용도가 아주 높습니다. 물론 지면은 방대한 정보를 담기에는 한계가 분명한 틀입니다. 하지만, 이 한계에서 오히려 가능성을 보기도 합니다. 잠깐 가짜 뉴스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일부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해 특정 소비층이 듣고 싶은 내용만 공급하여 자기가 원하는 메시지를 강제한다." 가짜 뉴스를 ..
#2. 라디오와 지역신문 1979년 영국 그룹 버글스는(The Buggles)는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다(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고 노래했습니다. 모르기는 해도 TV 대중화는 라디오에 한 발이라도 걸친 모든 산업에 큰 위기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TV가 라디오 스타가 아닌 라디오 자체를 죽인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라디오는 건재합니다. TV 시대를 넘어 뉴미디어 등장으로 TV 위상이 추락한 지금도 라디오는 자기 지분이 있습니다. 라디오 스타는 죽었는지 몰라도 라디오는 잘 살아남았습니다. 오히려 특정할 수 없는 어떤 미래 시점까지 가장 오래 남을 매체가 라디오 아닐까 싶습니다. 라디오를 이미 망한 매체로 지목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영상에 취한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것이라는 예상은 그렇게 어렵지..
#1. 신문과 지역신문 미디어 시장에서 신문 생존 가능성을 감히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전문가 대부분은 비관하는 편인데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지역신문 생존 가능성을 묻는다면 비교적 낙관하는 편입니다. 그러니까 신문과 지역신문을 다르게 봅니다. 지역신문 생존 가능성에는 다음 세 가지 조건을 붙입니다. 1) 서울 식민이 아닌 지역 주민 2) 그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살뜰하게 챙기는 지역신문 3) 그런 지역신문을 지지하는 독자 그런 주민이 있느냐? 그런 지역신문이 있느냐? 그런 독자가 있느냐? 모르겠습니다. 지역신문 생존 가능성을 결과물 집합체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주민 - 지역신문 - 독자 세 가지 조건이 전제돼야 '지역신문 생존'이라는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닙니다. 주민을 만들고 지역신문을 만들고 독자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생존 ..
프롤로그 누구나 서슴없이 신문은 끝이라고 선언합니다. 특히 지역신문은 시장에서 아주 쉽게 손꼽는 퇴출 대상입니다. 현실적으로 더 버티기 어렵다는 진단은 유별나지도 않습니다. 그저 대세에 순응하며 호흡기만 물고 버텨야 할까요? 우호적이지만 측은함이 가득 담긴 눈길을 받기도 지칩니다. 살 길을 모색해야 한다면 고민 주체는 소비자도 전문가도 아닌 생산자여야 마땅합니다. 지역신문이 존재할 가치가 있을까요? 이 바닥에서 일하는 처지인 만큼 일단 "네"라고 답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지역신문이 소비자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방법, 시장에서 의미 있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자 합니다. 당연히 무슨 답을 쥐고 있지 않습니다. 찾는 답이 태평양 어디쯤 섬에 있다면 이제 바다에 고무보트 하나 띄운 정도입니다. 그나마 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