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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journalism/지역신문

에필로그

영화 <화성 아이 지구 아빠>에서 주인공은 입양한 아들과 동네야구를 보러 갑니다. 야구를 처음 본다는 아이에게 아빠는 야구가 좋은 점을 설명합니다.

 

"야구가 좋은 이유가 뭔지 아니? 열 개 중에 세 개만 쳐도 스타가 된다는 거야. 그것보다 조금만 더 잘 치면 슈퍼스타지."

 

이 대사를 접하고 삶이 한결 풍요로워졌습니다. 블로그 제목인 '3할이면 훌륭하다'는 말도 여기서 나왔습니다. 열 번 시도해서 세 번, 괜찮지 않습니까? 3할이 위대한 이유는 열 번 이 악물고 덤벼도 세 번 쳐내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일곱 번에 걸친 의미 있는 실패가 쌓여야 가까스로 세 번을 칠 수 있습니다. 그저 방망이만 열 번 휘두른다고 공이 세 번 걸리는 일은 없습니다. 잘 맞은 공이 수비수 정면으로 가서 잡히기도 하고, 빗맞은 공이 어중간한 곳에 떨어져 안타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게 삶이 고단한 이유 아닐까 싶습니다.

 

 

"열 개 중에 세 개만 쳐도 훌륭해." @영화 <화성 아이 지구 아빠>

 

가끔 지역신문은 지나친 오만과 패배감이 밑도 끝도 없이 엇갈리는 일 아닌가 싶습니다. 큰 종이에 옮긴 글 몇 줄로 감히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그 힘을 오롯이 제 것처럼 여기는 게 지나친 오만입니다. 이제 더는 살 길이 없으며 할 수 있는 것도 없다는 단정이 또 지나친 패배감입니다. 이 간극이 제법 크기에 섣불리 변화를 시도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갈 테니 말입니다.

 

지역신문에 대한 고민을 열 가지 주제로 나눠 정리했습니다. 격식도 내용도 한참 부족합니다. 하찮은 경험, 미숙한 고민, 어설픈 희망을 간추렸습니다. 스스로 반성이면서 앞으로 계획이기도 합니다. 시민과 호흡하고 독자가 아끼며 함께 성장하는 신문이면 좋겠습니다. 그런 신문이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것입니다. 이왕이면 그런 신문으로 경남도민일보가 먼저 떠올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