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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 journalism/지역신문

#3. 가짜뉴스와 지역신문

영화 <여인의 향기> 주인공인 프랭크(알 파치노)는 퇴역 중령입니다. 한때 잘 나갔으나 시력을 잃으면서 신경질적이고 막무가내인 고집불통 노인입니다. 언뜻 신문과 인상이 겹칩니다. 프랭크가 탱고도 잘 추고 페라리도 모는 것처럼 매체로서 신문이 지닌 장점이 있습니다. 먼저 정보 시인성이 높습니다. 한정된 지면 안에서 정보를 최대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도록 훈련받은 기자들이 공을 들여 제작합니다. 제대로 편집을 거친 정보는 활용도가 아주 높습니다. 물론 지면은 방대한 정보를 담기에는 한계가 분명한 틀입니다. 하지만, 이 한계에서 오히려 가능성을 보기도 합니다. 잠깐 가짜 뉴스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일부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해 특정 소비층이 듣고 싶은 내용만 공급하여 자기가 원하는 메시지를 강제한다."

 

가짜 뉴스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왜곡과 과장 △특정 소비층 △메시지 강제 등을 주요 조건으로 꼽았습니다. 즉 사실을 기반으로, 특정 소비층이 불편하더라도 섣부른 판단보다 판단 근거를 제공하며, 독자가 메시지를 스스로 찾아내도록 거드는 뉴스가 '진짜'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상대적으로 긴 호흡이 필요한 작업인데 신문이 소비자에게 공감과 신뢰를 얻어야 할 지점입니다.

 

 

"주인공 프랭크와 신문이 닮은 듯합니다." @영화 <여인의 향기>

 

매체로서 신문이 지닌 보수성과 한계는 요즘처럼 뉴스와 뉴스 아닌 것, 뉴스가 돼서는 안 되는 것이 넘치는 시절에 미덕일 수 있습니다. 방대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믿기 어렵고 믿을 수 없는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도는 요즘, 정보가 최종적으로 확인·검증되는 매체는 올드미디어가 돼야 합니다. 이는 이 지점에서 신뢰가 깨지면 올드미디어는 어떤 가능성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차고 넘치는 뉴스 속에서도 여전히 외면당하는 게 지역 의제입니다. 정보 유통망에서 지역은 고작 사건·사고, 날씨, 맛집, 관광 정보 정도만 주목받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지역 의제에 밀착해야 할 지역신문 처지에서는 존재 명분이면서 기회입니다. 오히려 거대 신문사 처지보다 상대적으로 나은 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진정성입니다. 이미 언론은, 특히 신문은 정보 제공자로서 상대적 우위에 있지 않습니다. 소비자는 훨씬 많은 정보를 접하고, 생산하며, 유포합니다. 생산자가 마치 '나만 아는 것'처럼 거들먹거리는 태도는 비웃음 대상입니다. 만약 신문이 내일 망한다면 생산자가 끝내 버리지 못한 오만 때문이라고 주장하겠습니다. 지역신문은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지역 의제를 함께 고민하는 주체가 돼야 합니다. 지역사회 구성원이 함께 고민하고 공론하는 장으로써 신문을 찾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변화를 감지하고 시도하며 확인하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다시 지역주민, 독자와 호흡 그리고 소통 이야기로 돌아옵니다. 계속 되풀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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